Haydn Piano Sonata A flat Major Hob.XVI/46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내림 A장조 16-46

Haydn Piano Sonata A flat Major Hob.XVI/46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내림 A장조 16-46


00:00 allegro moderato

07:26 adagio

15:27 (finale) presto


직접 손으로 만져 여러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중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곡이지만 가장 좋아하게 된 작품입니다. 아마 50개가 넘는 그의 방대한 피아노 소나타 중 제 생각으로는 가장 피아니스틱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만큼 기교적이고 피아노 특유의, 피아노로만 가능한 정취가 아주 잘 살아있는데, 이는 피아노의 달인이라고까지는 볼 수 없는 하이든의 건반작품군에서 아주 특이한 장면이라 하겠습니다. 저는 이 곡을 유튜브에서 [이보 포고렐리치]가 연주하는 영상을 접하게 되면서 바로 푹 빠져버렸는데, 그 영상의 URL도 아래 공유할 테니 꼭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물론 포고렐리치의 비루투오소 적인 스피드는 내질 못했습니다만, 고전파의 안정적인 박자감과 하이든 특유의 위트감에 더 주안점을 두고 연습을 했습니다. allegro moderato니까 그게 더 맞긴하죠. (사실 핑계죠… 안돼니까 이렇게라도 명분을…ㅋ. 포고렐리치의 스피드는 정말 빠릅니다. 제가 레퍼런스 삼은 빠르기는 리히터의 녹음입니다)


 1악장은 마치 건반의 장인이었던 선배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기교적인 소나타를 연상시킵니다. 미끄러져 내리는 스케일과 독특한 연타음형으로 만들어 내는 건반음악만의 매력이 가득합니다. 특히 전개부에서 시도하는 기교적인 화성진행의 패시지는 정말이지 피아니스틱 합니다. 이 작품은 그래서 원전 악보본에서는 소나타가 아닌 희유곡(Divertimento)라고 소개되기도 하는데 충분히 일리가 있는 해석이라고 봅니다. 짙고 두툼한 내용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닌 경묘한 질감과 색채미로 가치를 얻어가는 전형적인 비루투오소적 건반음악의 전형으로 하이든의 작품에서는 드문 케이스입니다. 지극히 오락적인 미덕이 있는 악장입니다.


2악장도 참으로 아름답고 완성도가 높습니다. 하이든이나 클레멘티의 피아노 소나타에서 종종 느껴지는 느린 악장에서의 아쉬움, 즉 멜로디라인에 대한 완성도나 매력도가 도저히 모짜르트의 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점이 자주 발견되곤 하는데, 이 소나타의 2악장은 그런 불만감이 전혀 없습니다. 하이든이 천재를 가장 많이 발휘한 현악4중주의 느린 악장의 한 장면 같은, 원숙한 화성의 사용법과 따뜻한 멜로디의 진행이 일품입니다.


3악장은 하이든 특유의 3악장이 갖는 민첩함과 명료함이 여전하지만, 이 소나타에서는 다른 소나타에서처럼 후닥딱 서둘러 끝내는 모습은 자제하면서, 충분한 두께감으로 작품의 스케일감을 확보하는 느낌입니다. 즉 이 소나타는 그의 수많은 소나타 중, 그냥 학습용으로 쓴 단순한 작품이 아닌 정식 연주회용으로 계획된 완성도가 높은 곡의 느낌이 분명하며, 피아노문헌사에 중요작 반열에 오름에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6-20번 그리고 이 작품 이후로 이어지는 후기 소나타 몇 작품과 함께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하이든의 중요업적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데 왜 Henle판 전곡악보에는 이 소나타가 없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이 소나타가 빠진 편집이 많아서 미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알아내야겠습니다. 혹시 원작이 의심이 되는 것은 아닌지…하이든의 적잖은 작품이 원작 논란에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원본악보가 늦게 발견되서 벌어진 저작권의 문제이기를 기대합니다. Imslp에 업로드 되어있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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