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악보 다운받는 법

가입한지 몇분만에 쓰는 첫 글이라 사실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첫 글은 의미있는 글을 쓰고 싶어서 악보의 중요성과 악보 다운과 관련된 몇가지 팁을 좀 드리고자 합니다. 

피아노를 취미로 치시거나 독학으로 치시는 경우, 구하고 싶은 악보가 있으면 인터넷에 검색해서 무료로 돌아다니는 악보를 다운받아 보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것이 악보를 직접 구매해서 쓰는 것보다 돈도, 시간도 적게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피아노 학습자라면 피해야 할 습관입니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봅시다.

1.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료 악보를 보면 안 되는 이유

'아니, 악보는 다 똑같은 악보 아니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쓰는 악보면 내용도 달라?'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에디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악보는 원전판(원작곡가가 써놓은 그대로 출판되는 악보) 외에도 수많은 에디션들이 존재합니다. 원전판은 정말 최소한의 요소만 있기 때문에 악보를 보기 상당히 불편합니다. 그에 반해 에디션은 특정 편집인의 편집을 거친 악보이기 때문에 손가락 번호 및 아티큘레이션 표기 등 작곡가가 미처 표기해 넣지 못한 요소들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곡의 악보이더라도 에디션에 따라 손가락 번호나 페달링 등은 다릅니다.

일단 무료 악보가 왜 무료 악보인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무료 악보는 저작권이 걸려있지 않은데, 악보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세심한 페달링 및 손가락 번호 표기)이 들어간 악보일수록 저작권이 걸려있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즉, 저작권이 걸려있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악보의 퀄리티가 낮을 확률이 높다는 거죠. 

인터넷에 검색해서 다운받은 무료 악보 '월광 소나타 1악장'입니다. 대충 훑어봐도 손가락 표기와 페달링 표기가 전혀 안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별다른 생각없이 아무 악보나 사용하게 된다면 그 여파는 연주에까지 미치게 됩니다. 특히나 잘못된 손가락 번호로 연주한다면 손 모양 자체가 흐트러져 쉬운 곡을 비효율적으로 아주 어렵게 연주하게 되고, 손목이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작은 문제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실력이 정체됩니다. 레슨을 받으시는 분들의 경우 잘못된 손가락 번호 같은 문제는 선생님이 지적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학하시는 분들의 경우, 인터넷에서 굴러다니는 악보의 손가락 표기나 아티큘레이션 표기 등이 잘못되어 있어도 그것이 잘못된 것인줄 모르고 연주하게 됩니다. 

2. 해결책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악보를 구매해서 쓰는 겁니다. 믿을 만한 편집자가 편집한 에디션으로요. (가장 유명한 에디션이 대게 가장 좋은 에디션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악보에 대한 지출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을 위한 대안이 있습니다.(사실상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죠.)

사이트 주소 : http://imslp.org

늘 뭐라고 읽어야 할지 고민되는(?) IMSLP 입니다. 일종의 악보 도서관 웹 버전 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여러 에디션들을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퀄리티는 어느정도 골라 받으신다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료 악보들 보다 훨씬 뛰어날 겁니다.

아래 몇가지 추천 에디션 링크를 걸어놨는데 사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밑에 띄워둔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올 겁니다. 저는 알프레드 코르토 링크에 들어왔습니다. 쇼팽 발라드 1번 악보를 다운받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화면에서 스크롤을 쭉 내리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빨간 박스를 쳐둔 As Editor 탭을 클릭해 줍니다.

그러면 해당 에디터의 모든 작품이 쭉 나옵니다. 쇼팽의 발라드와 에튀드, 녹턴등이 보이네요. 저는 발라드 1번 악보가 필요하니 저기서 발라드 1번을 클릭해 줍니다.

제일 번거로운 과정입니다. 발라드 1번을 누르면 쇼팽 발라드 1번의 페이지로 이동하는데, 여기서도 스크롤을 쭉쭉 내려 위와 같이 본인이 다운 받고자 하는 에디션을 찾아야 합니다. Editor 이름을 잘 보시면서 스크롤을 내리시다 보면 찾을 수 있습니다. 찾았다면 제일 위에 Complete Score (악보에 따라 다르게 표기되어 있을수도 있습니다.)를 눌러주시면 다운로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그러면 이런 화면이 나오는데요, 아래 빨간 펜으로 밑줄을 쳐둔 'I agree with ~ continue my download' 링크를 클릭하시면 악보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아마 pdf 파일이 열릴텐데 뷰어에서 다운로드도 받을 수 있습니다.) 악보를 한 번 다운받은 뒤 짧은 시간 안에 한 번더 악보를 다운 받으려고 하면 아마 바로 위의 화면으로 가는게 아니라 15초 카운트를 할 겁니다. 그냥 15초를 기다려 주신뒤 같은 방법으로 열람해 주시면 됩니다.

짜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에디션 입니다. 정교한 손가락 번호 및 페달링 표기가 일품입니다. 아래는 이해할 수는 없지만 주석으로 연습방법까지 설명되어 있습니다.

3. 추천 에디션

<부조니 에디션> :http://imslp.org/wiki/Category:Busoni,_Ferruccio

권위있는 바흐 에디션, 부조니 에디션 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에디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설명드렸던 방법으로 악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파데레프스키 에디션> :http://imslp.org/wiki/Category:Paderewski,_Ignacy_Jan

쇼팽 에디션 중 가장 유명하고 권위있는 에디션이죠.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에디션인 것 같습니다.

<알프레드 코르토 에디션> :http://imslp.org/wiki/Category:Cortot%2C_Alfred

쇼팽 덕후로서, 쇼팽 에디션 하나 더 투척하겠습니다. 쇼팽 스페셜리스트 알프레드 코르토 에디션입니다. 인터넷 어디에서 추천해 주는 분이 계셔서 다운받아 써 봤는데 파데레프스키보다 만족도가 높은 에디션입니다. 손가락 번호, 페달링, 아티큘레이션 등 무엇 하나 빠진 것 없이 자세하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 추천 에디션 외에도 본인이 받고 싶은 악보가 있다면 구글에 영어로 해당하는 에디션 이름과 imslp를 함께 검색한다면 (Paderewski imslp 이런 식으로요) 해당 에디션이 imslp에 있는 경우 페이지가 뜰겁니다.


글을 다 쓰고 보니 제 팁이 방대한 악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다는 마피아의 신념과 맞지 않는 글인것 같기도 하지만 클래식을 좋아하시는 독학 연주자 분들에게는 좋은 팁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남기고 갑니다. 앞으로도 마피아 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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